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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촬영법 7가지

강철용사 2019. 11. 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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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기가 제법 쌀쌀합니다. 가을이 깊어 가네요. 

대한민국 방방곡곡이 오색 단풍으로 물든 요즘이야말로 그동안 갈고 닦았던 사진 실력을 마음껏 뽐내 볼 시간입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동네 뒷산 혹은 집 근처 공원만 찾아가도 단풍이 지천입니다. 

사진 찍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잠시 접어두고 지나가는 가을을 프레임 속에 붙잡아 봅시다. 

이번 가을을 놓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단풍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7가지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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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빛이 수평으로 들어오는 시간을 노려라.


한낮의 빛은 밝고 화사하지만 거칠고 딱딱합니다.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의 차이가 너무 커서 사진을 찍으면 색깔이 사라지고 명암 차이가 도드라져 보입니다. 

그래서 풍경 사진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빛입니다. 반면 세상이 황금색으로 물드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의 빛은 부드럽고 따뜻합니다. 

색이 풍성하게 표현되고 디테일이 살아나는 빛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가을 감성과 잘 어울리죠. 특히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는 빛이 수평으로 들어오는 시간이라 피사체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피사체의 질감을 세세하게 드러내기도 하고요.

컬러풀하면서도 질감이 살아 있고 입체감이 느껴지는 단풍사진을 찍고 싶다면 빛이 수평으로 들어오는 시간을 선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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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무렵 일본 교토의 청수사에서 촬영한 사진. 빛이 수평으로 들어와 단풍잎의 질감을 잘 살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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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일본 교토 난젠지의 수로각 사이로 빛이 스며드는 모습을 촬영했다. 부드럽고 따뜻한 빛의 질감이 단풍을 통해 그대로 드러난다.



2. 단풍은 역시 역광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의 빛은 어느 방향이라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주지만, 이왕이면 역광을 활용해 봅시다. 

빛을 통과시키는 단풍잎이라면 역광으로 촬영했을 경우 단풍잎의 테두리가 또렷해지는 건 물론이고 단풍 본연의 색깔이 잘 드러나 보기 좋은 사진이 됩니다. 

역광으로 촬영할 때 주의할 점은 노출입니다. 

측광 모드를 ‘스팟’으로 설정한 뒤 단풍이 빛을 받는 부분에 측광하는 방식으로 정확한 노출을 잡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노출 보정 기능을 이용해서 적정 노출을 찾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합니다. 

단풍 색깔을 진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노출을 조금 줄이고 단풍을 밝고 화사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노출을 조금 올려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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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단풍잎을 통과하면서 단풍잎의 다양한 색깔들이 잘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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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단풍잎에 내려앉은 빛. 역광이 아니라면 표현하기 힘든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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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광은 단풍잎의 세세한 질감을 보여주기에 좋은 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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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보정기능을 활용해 적절한 노출을 찾아보자.



3. 배경을 고려하라


단풍사진을 찍을 때 가장 주의해서 살펴야 할 것이 배경입니다. 

단풍만 보여주고 싶다면 짙은 색깔의 단순한 배경을 선택합니다. 

복잡한 배경은 단풍으로 가야 할 시선을 빼앗는 요소이기 때문에 무조건 피해야 합니다. 

배경을 선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아웃포커스를 이용해 배경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리개를 열거나 망원렌즈를 사용하면 됩니다. 단풍잎과 배경 사이의 거리가 멀수록 아웃포커스 효과는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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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잎만 보여주고 싶다면 짙은 색깔의 배경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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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가릴 수 없다면 아웃포커스로 배경을 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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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렌즈를 이용해 배경을 완전히 없앤 사진.



4. 광각렌즈는 뺄셈!


단풍과 배경이 어우러지는 사진을 찍고 싶다면 반대로 조리개를 조여야 합니다. 

망원렌즈보다는 광각 계열의 렌즈를 사용해야 단풍과 배경을 함께 담을 수 있습니다.

다만 광각렌즈를 사용할 때는 배경에 너무 많은 이야기가 담기지 않도록 뺄셈을 충분히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배경에 이야기가 너무 많으면 어수선하고 산만한 사진이 됩니다. 


광각부터 망원까지 한 번에 다 커버할 수 있는 렌즈가 캐논에는 제법 있습니다. 

최상급 화질을 자랑하는 캐논의 L렌즈 EF 24-105mm f/4L IS II USM(링크)부터 

가성비가 좋아 많은 사랑을 받는 EF 24-105mm F3.5-5.6 IS STM(링크)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크롭 바디를 사용하는 유저라면 EF-S 18-135mm f/3.5-5.6 IS STM(링크), 

캐논 미러리스를 사용하는 유저라면 EF-M 18-150mm F3.5-6.3 IS STM(링크)을 추천해드립니다. 

위 렌즈들은 모두 IS(손떨림방지) 기능이 탑재된 렌즈로 디테일이 중요한 풍경 사진 촬영에 안성맞춤인 렌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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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프레임 카메라 기준 17mm 이하의 초광각 렌즈는 조리개를 열어도 화면 전체에 초점이 맞는 팬 포커스pan focus가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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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각렌즈로 단풍과 배경을 함께 찍을 땐 배경에 불필요한 요소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5. 보색 대비로 강조하기


빨강, 노랑, 주황 등 강렬한 원색으로 이루어진 단풍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힘이 있습니다.

하지만 배경 색깔을 이용해서 단풍 색깔을 더욱 강조하고 도드라져 보이도록 만들 수도 있습니다. 

보색 대비를 활용해 보는 겁니다. 색상환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색을 보색 補色이라 합니다. 

노랑과 남색, 보라와 연두, 빨강과 청록이 대표적인 보색으로 같은 공간에 있으면 두 색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단풍 사진을 찍을 때도 이런 보색 대비를 활용하면 단풍 색깔을 더욱 진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개성 있는 색감을 원한다면 픽처스타일 기능을 이용해 채도나 콘트라스트 등을 바꿔 보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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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과 빨강의 보색 대비를 활용해 촬영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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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과 파랑도 대표적인 보색으로 은행나무와 파란 가을하늘이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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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처스타일에서 채도를 높이면 색감을 더욱 진하게 만들 수 있다.



6. 반영을 찾아보자


나무는 사람보다 키가 큽니다. 단풍사진은 그래서 시선이 하늘로 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높은 곳만 보면서 사진을 찍다 보니 그 아래쪽에 있는 풍경은 못 보고 지나치는 일이 잦습니다. 

모두가 하늘을 보고 있을 때 고개를 숙여 땅을 보면 분명 색다른 풍경이 보일 겁니다. 

반영이나 그림자가 대표적입니다. 단풍이 곱게 물든 나무 주변에 연못이나 호수가 있다면 반영을 찾아보세요. 

자세를 낮출수록 반영은 더욱 또렷하게 보입니다. 

비가 내린 직후라면 땅에 고인 물웅덩이에서도 반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좋은 사진은 색다른 시선에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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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 비친 가을 풍경과 연못 위에 떠 있는 단풍잎이 뒤섞이면서 재미있는 사진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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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칼코마니처럼 현실과 반영을 1:1로 구성했다. 반영사진의 경우 아래와 위가 똑 같은 1:1 구도를 활용해 보자.



7. 프레임 가득 채우기


모양이 예쁘고 색이 고운 단풍잎을 발견했다면 단풍잎만으로 프레임을 채워보는 것도 좋습니다.

망원렌즈로 단풍잎을 크게 확대해서 프레임에 가득 차도록 구도를 잡아보는 겁니다. 

프레임을 피사체로 가득 채우면 시각적 자극이 매우 커집니다. 

평소에 보기 힘든 사물의 이면을 발견하거나 색다른 관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하면서 사진을 계속해서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단풍잎을 화면 가득 담을 땐 단풍잎의 면과 렌즈가 수직이 되도록 해야 보기 좋게 담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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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렌즈로 단풍잎들을 프레임 가득 담았다. 얕은 심도로 인해 앞 쪽의 단풍잎에만 초점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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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배경을 선택해 빨간 단풍잎을 화면 가득 확대해서 촬영했다. 모양이 온전한 단풍잎이 있다면 망원렌즈로 확대해서 촬영해보자.



단풍 여행지 추천



서울 경복궁


서울 한복판에서 고즈넉한 가을을 즐기고 싶다면 경복궁이 제격입니다. 

조선 궁궐의 기품 있는 가을을 프레임에 담는 재미가 쏠쏠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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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 선운사


전북 고창 선운사는 계곡 단풍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도솔천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오색 단풍의 향연에 누구라도 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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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 전주향교


전북 전주의 전주향교에선 샛노랗게 물든 아름드리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당에 수북이 쌓인 은행나무 이파리가 세상을 온통 노랗게 물들인 풍경에서 진한 가을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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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 백양사


전남 장성 백양사는 가을 반영이 일품인 곳입니다. 

사찰 앞 작은 연못에 비친 쌍계루와 가을 옷으로 갈아 입은 주변 산새는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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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불국사


경북 경주 불국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단풍 명소입니다. 

입구에서부터 대웅전까지 가는 길이 온통 단풍나무들로 가득해 단풍사진을 찍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특히 불국사는 11월 중순까지도 단풍을 볼 수 있어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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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 삼성궁


해발 850m. 지리산 심심산골에 위치한 하동 삼성궁은 지리산의 농밀한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등산을 하지 않아도 지리산의 단풍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수종도 다양하고 이색적인 풍경도 많아서 사진가들에게는 최고의 가을 출사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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